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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2014년 가을걷이

추수철이 왔다. – 2014.10.10

몇 년 사이에 가을 일손돕기를 못 하고 있었는데

올해에는 서울에서 동서와 처남이 내려온다고 해서 한글날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사실 마늘농사나 다른 밭농사에 비하면 가을 추수, 벼베기는 누워서 식은죽 먹기에 불과하다.

기계가 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나머지 뒷치닥거리만 하면 되는 비교적 노동강도가 낮은 일이다.

   

   

   


   

   

   

요즘 해가 지는 모습도 이쁘고...

   

   



   

   

   

비록 아파트 벽에 가리긴 하지만 해 뜨는 모습도 이쁘다.

   

   



   

   

   

이 비닐하우스는 추수한 곡식을 말리는 건조장으로 이용하는데

추석 때 군데군데 구멍난 비닐하우스 보강공사를 해서 모두의 마음이 든든하다.

농사는 뭘 해도 다 인해전술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사람이 많던 적던 시간이 지나가면 다 끝이 난다.

언제 끝내나 하는 생각은 농사일에 매우 부질 없다.

   

   



   

   

   

콤바인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지난 해 사용하고 청소하면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한다.

배터리 문제인가 싶어서 트랙터와 점프스타트를 위해 두 장비를 나란히...

배터리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아마 배선 중에 또는 센서 중에 하나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오전 내내 정비와 문제해결로 시간이 지나갔다.

오후 2시가 다 되어 시동 걸리고 정비 완료.

   

   



   

   

   

요 몇 년간 큰 태풍의 피해가 없어서 직파한 논인데도 벼가 쓰러지지 않았다.

이정도 쓰러지는 것은 그냥 애교 수준이다.

   

   



   

   

   

처가집에 키우는 장닭을 잡았다고...

암탉 한 마리 더해 두 마리를 잡았다고 하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날개가 여느 닭의 허벅지 같다.

   

   



   

   

   

색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운 가을이다.

   

   



   

   

   

작업을 위해 등산화를 신고 왔는데 이 신발은 밑창을 한 번 갈아서 장기간 신고 있는데

완전 새것 같다.

밑창 갈이 작업 후에 신발의 딱 맞는 듯한 느낌이 많이 약해졌다.

물론 등산을 거의 안 다니기 때문에 작업화로 거의 사용하고 있다.

   

   



   

   

   

농사 중의 농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마늘 농사.

올해는 인력이 모자라서 많이 심지 못하신 듯.

내 손으로 심은 마늘 봄에 캐서 먹으면 그 맛이 어머나...

햇마늘의 뛰어난 맛은 안 먹어본 사람은 몰라.

   

   



   

   

   

가을 색조 다시 한 번 보고...

구름도 이쁘고...

달마산 방향이다.

달도 저쪽에서 뜬다.

어제가 개기일식이 있었는데 오늘도 큰 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공룡의 뼈 화석이 하늘에 있다니...

   

   



 

   

   

   

가을의 대명사. 밤.

   

   

   

   

   

   

닭 삶아서 점심 맛나게 먹고...

   

   



   

   

   

벼베기 시작.

논 하나 하는 데 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콤바인이 벼를 베고 탈곡하고 포대에 담아주어 논 군데군데 벼포대를 남겨놓으면

경운기로 벼포대를 건조장으로 실어 날라야 한다.

   

예전에는 길에 벼를 널어 말렸는데 이 때는 매일 창고에서 벼포대를 꺼내다가

길에 깔고 하루종일 뒤집기 하고, 저녁 되면 해지기 전에 다 수거해서 포대에 담아

다시 창고에 넣는 일을 며칠을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세상 정말 좋아졌다.

   

   



   

   

   

고장난 트랙터.

농가엔 이런 고장난 장비들이 몇 대씩 다 있다.

   

   



   

   

   

하늘길이 지나는 위치라서 그런지 유난히 비행궤적이 많이 생긴다.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이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가고 있다.

   

   





   

   

   



 

   

   

   

어린 조수들이 성장해서 이젠 내가 저 자리에 붙어 있지 않아도 된다.

좋은 것인지 슬픈 것인지...

   

   

   

   

   

   

   

논 하나 끝나간다.

논바닥과 논둑에 널부러진 벼포대가 많아야 기분이 좋고,

농부들은 논바닥에 나락이 적게 떨어져야 기분이 좋다.

저거 한 포대가 거의 40kg에 달하는 것 같다.

   

   



   

   

   

해지면 농사 끝이기 때문에 이제 바베큐 타임을 준비하고 있다.

한가한 사람이 먼저 돌아와서 장작 패고 불 붙여서 숯을 만들고 있어야 한다.

   

   



   

   

   

마른 장작이 화력이 세다고 했지만 약간 젖은 장작도 숯을 만드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대신 타는 동안 연기가 많이 난다.

   

   



   

   

   

앞다리살인가 뒷다리살인가 그런데 두꺼운 지방층과 껍데기가 같이 있어서 

직화구이 해먹기에는 이부위가 젤 좋은 것 같다.

   

   



   

   

   

숯이 완성되면 사방 다 막고 석쇠를 얹어 고기를 굽는다.

저 사각 석쇠는 철물점에서 2,500원.

알미늄 호일을 깔고 구워 먹으면 좋으니 안좋으니 말이 많은데

석쇠에 직화로 먹을 때도 석쇠의 싸구려 도금이 중금속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그러나 맛은 역시 직화가 최고다.

   

   



   

   

   

햇마늘은 아니지만 이렇게 구웠을 때 부드러운 마늘의 속살은 그야말로 끝내준다.

   

   

   


 

   

   

   

   

이 땅끝 막걸리가 참 맛있어서 내려갈때마다 늘 두통씩 산다.

땀흘리고 나서 이 막걸리에 사이다 타서 마시면 갈증 한방에 싹.

고기 다 구워먹고 나서 자연산 굴 구워 까먹는 중.

   

오늘도 다들 열심히 벼베기하고 있겠군.

마음은 벌써 달려가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