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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봄바람을 조심하라.

봄바람은 원래 살랑살랑 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2015.3.23

태풍이 봄에 오지는 않잖아?

봄에 바람이 좀 부는 건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이야기다.

게다가 봄바람은 여자 마음 같아서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는 것 아닌가.

아침엔 북풍이 불다가 오후엔 남풍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하루 종일 이랬다 저랬다 할 수도 있고...

 

지난 일요일에 올 들어 가장 강력한 바람을 만났다.

7m/s.

체감상 이 보다 훨씬 강력한 바람.

 

 



 



 

 

 

약간의 황사가 보이는 맑은 날씨다.

아직은 철이 이른지 황포돛배의 운항이 빈번하지 않다.

지난 주에는 운항하는 배를 봤는데...

 

 





 

 

 

돌아가는 길에 영산포 주변으로 유채꽃이 개화를 시작해서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광주 극락교에서 영산포까지 자전거길 주변에 유채꽃이 정말 많이 심겨져 있다.

봄철 라이딩을 기쁘게 해준다.

 

 









 

 

 

막 피어나는 유채꽃이 푸른 잎사귀와 어우러져 기가 막힌 모습이다.

정말 절묘한 색의 조합이다.

 

 



 

 

 

요트 게류장인 것 같은데 요트는 다 어디 가고...

카리브해안의 그것을 상상하면 안되겠지.

 

 

 


 

 

 

여기까지는 뭐 달리기 어려울 정도의 바람은 아니었다.

그냥 봄바람 정도.

이 다리 위에서 꽃구경 할 때까지만 해도 미친 봄바람이 불 줄은 전혀 몰랐다.

여유 있게 이 다리를 걸어서 건넜으니까.

룰루랄라~~~

 

 



 

 

 

유채꽃이 하루 사이에 더 많이 핀 것 같아 기분도 좋고...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영산포 다리 건너 승촌보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때만 해도 신났다. 

내려올 땐 약간의 맞바람으로 내려왔는데

오후 되니 바람이 엄청 쎄진 탓에 강한 뒷바람에 

풀기어로 내달리니 얼마나 신이 나냐.

 

그러나 신났다는 한순간이었다. ㅠ.ㅠ

1킬로도 채 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광풍이 맞바람으로 변한 것이다.

바람이 정말 미쳤다. 미쳤어. 

 

 



 

 

 

 

승촌보까지 오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내리막에서 페달 굴린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진짜 이럴수가...

 

 

 

 





 

 

 

이 심한 바람에도 사람들 봄 나들이 많이 나왔다.

 

 



 

 

 

 

영산강 문화관 앞마당은 건물이 바람을 가려주어서 포근하게 쉬기 좋았는데

깃발 펄럭이는 모양을 보니 갈 길이 아득하다.

 

역대급 초광풍을 뚫고 오느라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

바람막이를 뚫고 들어오는 바람에 

봄나들이 수준의 복장은 체온 유지에 거의 도움이 안되고 

굴려도 굴려도 제자리인 것 같은 자전거는 

그냥 한숨만 나오더라는...

 

오늘 내일은 꽃샘 추위 마지막인 모양이다.

 

자전거 업그레이드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려고 한다.

내 욕심이 지나친 것인가 싶기도 하고...

자전거 조금 더 잘 나간다고 더 멀리 갈 것도 아니면서...

뭔 자전거 욕심은 생겨가지고...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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