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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친구 찾아 이백리 - 영산강 자전거길 전구간 완료

남들은 하루에 당일치기로 다 한다는 영산강 자전거길 종주. 130여 킬로미터의 길. - 2014.9.19

하루에 이걸 내가 다 할 수는 없고,

담양댐에서부터 죽산보, 나주영상테마파크까지는 이미 굴려봤기 때문에

집에서 아래 쪽으로만 달리면 전구간을 다 지나는 셈이 된다.

뭐 꼭 하루에 다 달려야 종주인 건 아니니까.

   

종주를 꼭 해야 되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고...

목포에 볼 일이 생겼는데 그게 저녁에 술자리라서 

차를 가지고 내려가면 목포에서 자고 다음날 올라와야 하는데

요즘 모텔에서 자는 것이 정말 싫어졌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술 잘 마시고 늦은 밤에라도 올라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목적지까지 자전거로 얼마나 걸리나 네이년 지도에게 물어봤더니 91 쩜 몇몇 키로였다.

   

이정도면 뭐 죽산보 왕복 정도에 10키로만 더 가면 되는 거리니 문제 없어 보였다.

가을이라 북풍이 불어서 내려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더 안심도 되고...

7시까지 도착하려면 주행 5시간 잡고 2시에 출발하면 되겠군.

   

2시에 출발하기 위해 밀린 일을 해치우느라 아침부터 손가락에 불났다.

겨우 한시반쯤 일을 다 처리하고 후다닥 준비해 출발...

   

서창 다리 지나고,

승촌보 지나고,

나주대교 지나고,

영산포 등대에서 화장실 들러 잠시 휴식.

   

   

   

   

   

   

죽산보에서 인증도장 사진 한 방 찍고...

나는 종주 수첩이 없다.

   

   

   



   

   

   

영산강 자전거길에 이런 인증센터 부스가 몇 개나 있을까?

   

우선 담양댐 아래.

메타세콰이아길.

담양 대나무숲.

승촌보.

죽산보.

느러지전망대.

마지막 영산강하구둑.

7개가 있군.

   

   



   

   


날씨가 도와준다.

해가 없고 바람도 순하고...

온도 적당하고...

   

이제 여기서부터는 안가본 길이다.

중간중간에 자전거길이 끊겨 있기 때문에 찬찬히 잘 보고 가야 한다.

이 지점 이후로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얼마나 달려 왔을까?

죽산보에서 거의 20킬로 가까이 온 것 같은데...

여기까지는 거의 뚝방길을 계속 타고 왔다.

근데 영산강 우회 자전거길이라네. 뭔가 이상하군.

   

이제 쉴 타임이다.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군.

강을 따라 자전거길을 조성하지 못한 단절 구간이 있다.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모양이다.

이 단절구간 중간에 느러지 전망대가 있고 

엄청난 업힐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나저나 쉬어가긴 하는데 물이 부족할 것 같다.

   

승촌보에서부터 나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달려온 자전거 한 대가 

죽산보 이후에 안 보이더니 여기로 들어오네.

어디 가는지 물어볼까?

근데 먼저 가버린다.

   

   



   

   

   

상류방향.

강폭이 하류로 내려와서 그런지 많이 넓어진 것 같다.

   

   



   

   

   

구름 속에 가려진 햇님이 많이 기울어져 있다.

시간이 꽤 된 모양인데 앞으로 남은 30여 킬로를 부지런히 가야한다는 신호다.

대략 시속 20킬로 정도로 내려왔다.

   

   







돌아가라면 돌아 가야지.

말 잘 듣는 국민이 되어야 해.

말로만...

   

   



   

   

   

저 마을 길로 얼마나 돌아가야 되는 것일까?

   

여기서 쉬고 있는데 저 멀리서 소곤소곤 말 하듯 하는 소리가 들여온다.

여자 목소리인 것 같은데...

어렸을 적에 논이나 밭에 나가면, 특히 흐린 날에, 멀리서 이야기하는 소리도 

또릿하게 들리던 바로 그런 느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골은 시골이다.

   

   



   

   

   

언능 2경 보고 내려가자.

해 지면 큰일이다.

   

   



   

   

   

죽산보 이후로 뚝방길 양쪽에 코스모스가 이쁘게 피어 있었는데

자전거 세우기가 귀찮아서 사진을 못 찍었다.

여기서라도 한 장 찍어줘야지.

   

   



   

   

   

우회구간 시작 후 마을 빠져나오자 마자 바로 13% 업힐이 시작되더니

도저히 자전거 타고는 못 오를 오르막이 나타났다.

13%는 그나마 올라갈만 한데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나보다 먼저 출발했던 그 자전거도 오르막에서 끌바로 올라가고 있더라.

업힐 끝지점에 인증센터 부스가 있고 부스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느러지 전망대가 있다.

이 사진을 찍으면서 저길 올라갈까 말까 고민...

   

   



   

   

   

그래도 왔으니 올라가야지 어쩌겠어.

둘이 같이 올라왔다.

   

이동네 이름도 동강이라고 하던데, 강원도 동강의 분위기와 비슷한 것 같다.

여름 휴가 때 동강에 다녀왔는데...

영산강 중에서 가장 멋진 구간이다.

   

전망대에 올라오지 않으면 이런 뷰를 볼 수 없다.

   



   

   

   

팔각정 뒤로 작게 보이는 인증센터 부스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35킬로 정도 달려야 영산강 하구둑 마지막 인증센터가 있다.

이제 다 왔다. 쫌만(?) 더 가자. 

한시간 반 정도면 그까이꺼...

   

전망대에 올라 앞서 가던 그 자전거에게 어디까지 가시냐 물으니 영산강 종주 중이라고 한다.

이미 국토종주 다 했고, 어제 금강 종주 하고 오늘 영산강 자전거길 종주로 

사대강 자전거길 종주가 끝난다고 한다.

로드바이크에 백팩 하나 메고 달리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역시 대단한 분이다.

   

이분의 라이딩 스타일은 고단 기어를 쓰지 않고 고 RPM으로 달리는 것이 참 특이했다.

강한 엔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지점부터 영산강 하구둑까지 같이 달리기로 하고 쭉 같이 달리게 되었다.

   

이분 아니었으면 야간 라이딩에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마지막 구간을 같이 달린 윗지방 라이더.

드디어 영산강 하구둑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오는 중간에 쉼터에서 한 번 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눴는데 

긴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내 라이딩은 새발에 피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내 자전거는 야간 주행이 불가능하다.

전조등이 없다. 그냥 앞에서 내 자전거가 식별될 정도의 등 밖에 없다.

가을이 깊었다는 것을 고려해서 출발시간을 정했어야 하는데

그냥 도착시간에서 5시간을 빼서 출발하는 실수를 한 것이다.

   

느러지를 지나 쉼터를 지나면서부터 급속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마지막 10킬로 정도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조명 없이는 매우 위험했다.

   

특히 남악 구간에서는 근처 아파트에서 사람들이 아무런 조명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자전거길을 걸어서 산책하고 있었고 내 조명으로는 이들을 제대로 식별할 수가 없었다.

모르는 길을 조명도 없이 야간에 달릴 뻔 했는데 동행 덕에 무사히 하구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목포에서 자고 내일 올라간다면 같이 저녁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바로 KTX 타고 올라가신다고 해서 아쉽지만 하구둑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덕분에 안전하게 잘 왔습니다. 고마워요.

   

   

   


   

   

   

인증센터에 종이가 없어서 도장을 직접 찍었다. ㅎㅎ

난 인증수첩이 없기 때문에...

   

인증센터까지 올 생각은 아니었는데 종주 라이더 때문에 얼떨결에 종주 코스 끝을 봤다.

   

   



   

   

   

이건 뭐 종착지점인데도 조명이 아무 것도 없는 아주 썰렁한 영산강 하구둑 인증센터.

   

영산강 조하안 II가 도대체 뭔가?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제게 도대체 뭔가 하고 있었는데 방금 다시 사진을 보니 정말... ㅋㅋㅋㅋ

종합안내... ㅎㅎㅎ 다 떨어져 나가서 남은 것이 조하안 II. 

   

INFOR ATION 도 Infor Action 이라고 봤었다니깐... ㅋㅋㅋ

   

   



   

   

   

친구 만나서 새우를 먹고 싶었는데

두 군데를 다녀도 새우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전어로...

정말 맛있어 보인다.

   

   



   

   

   

구이와 전어회를 안주로...

   

   



   

   

   

현지 막걸리를 한참 마시다가 11시 35분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른쪽 무릎 안쪽에 멍이 생겼는데 이게 무리한 페달질 때문에 생긴 것인지

어디서 찌인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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