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길게 타지 못하면 늘 아쉽다.
요즘 마음이 무거워서 자전거를 길게 타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 학원 시간도 어정쩡하고
내 마음도 뒤숭숭하고...
날씨 좋은 6월이니 오늘은 길게 타 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죽산보.
왕복 80km로 초반에 무리하면 60킬로 지점부터 힘들어진다.
나주대교 밑에 있는 축구장에 기생초가 한가득 피었다.
작년에 싹 밀어버려서 올해는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다들 잘 살아서 다시 피어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다 없어진 줄 알았을 정도로 단 한 송이도 없었는데 말이지.
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확 피다니...
약간의 맞바람을 맞으면서 산보하듯 자전거를 굴려 여기까지 왔다.
처음부터 죽산보까지 가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쭉 가고 싶어졌다.
낮달맞이꽃. 분홍 낮달맞이꽃이다.
영산포 부영마트를 지나 조금 더 오면 마을 입구에서 볼 수 있다.
독특한 모양의 꽃술로 금방 구분이 된다.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다.
죽산보 가다 보면 길가에서 한번 다시 볼 수 있다.
대문 옆에 수국을 심는 여유.
이 동네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참 오랜만에 만나는 죽산보다.
역시 혼자 다녀야 이런데를 쉽게 올 수 있구나.
작년까지만 해도 흔하게 오가던 곳인데...
마음이 무거우니 몸도 같이 무거워서 장거리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이 생겼다.
이날은 마실 나온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무대 자리 독차지 하고 간식을 먹을 수 있었다.
날씨는 덥고 하니 단백질 보충도 하고 시원하게 맥주로 목도 축이고...
아~~~ 좋구나.
장거리를 나오지 못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시간이 부족한 것 때문이다.
내일 다시 장거리 해야지.
양파를 왜 길에다가 이렇게 쌓아 두었는지 모르겠다.
양파산성이 만들어져 있었다.
양파가 한참 맛있을 때인데 왜 여기 이러고 있는지 이유가 매우 궁금하다.
노루오줌이 막 피기 시작했다.
겨우 몇 송이 밖에 안 보인다.
참 이쁜 색을 내는 꽃인데 이상하게 사진을 잘 찍을 수가 없다.
승촌보의 모습이 참 맑게 보인다.
저쪽으로는 요즘 거의 다니지 않고 있다.
사람들 너무 많고 소란스럽고 매너도 없고...
그나마 좀 괜찮은 모양을 가지고 있는 승촌보.
이날의 장거리 라이딩은 탈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그래도 55키로를 넘는 구간에서 근육이 지치는 느낌을 받았다.
장거리 다음날에는 가볍게 가까운 곳 돌아 산보 모드로 자전거를 탄다.
개미취.
흔하게 보이지는 않고 승촌보 조금 지난 지점에 자생하고 있다.
승촌보에서 나주대교 가는 구간에 군데군데 보이지만 많은 군락은 보이지 않는다.
6월은 영산강 자전거길 중에서 특히 이 구간은 진정한 꽃길이다.
이게 무슨 풀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리져 있는 모습은 제법 인상적이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방빗자루 만들던 풀인 것 같기도 하고...
가까이 보면 솜털 처럼 생겼다.
오묘한 생감.
하루 사이에 기생초 꽃이 더 화사해졌다.
나주대교 근처에는 패랭이도 여러 종류가 보인다.
영산포 영산나루 앞에서 휴식.
황포돛배 대형선이 운항중이다.
황포돛은 없다.
식구들과 호주 현지 스테이크를 생각하며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생맥주 한 잔을 준다고 해서 인스타그램을 폰에 설치했다.
한 잔은 돈 내고 사 먹고, 다음 한 잔은 인스타그램 이벤트로 얻어 마시고...
호주 현지에서 굽던 스테이크 맛은 아니지만 다들 맛있게 잘 먹었다.
비오는 날 생맥주 한 잔으로 시원하게 야외에서 목을 축이기도 하고...
지나가는 6월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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