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6일 일요일 오전 9:30
98년식 삼천리 백상어를 끌고 동네 삼천리 자전거방에 나갔다. – 2014.3.16
삼천리 자전거는 삼천리 자전거방에 가야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일요일이라 자전거방이 열리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나갔는데 다행히 문은 열려 있었다.
사장님. 이거 98년식인데요. 뒷 브레이크가 전혀 안들어요.
사장님이 안습 표정으로 자전거를 흘겨보시더니
"이거 너무 오래 되기도 했고요. 이런 브레이크 달린 모델이 원래 브레이크가 안들어요."
"개조해서 잘 드는 브레이크로 교체가 가능하긴 한데 한 10만원 정도 들어요."
헐~~~~
중고 천원이나 할 것 같은 98년식 백상어에게 10만원짜리 브레이크라니...
그러면서 사장님은 중고자전거 두 가지를 보여주셨는데 4만원짜리와 18만원짜리.
4만원짜리는 완전 고물이고, 18만원짜리는 27만원에 어떤 분이 사가지고
일주일 자전거길에서 타보고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70만원짜리로 바꿔간 것이라고 했다.
근데 나도 그길에서 라이딩 좀 해볼라고 자전거 보는 중인데
다른 사람이 도저히 안되겠다고 버린 자전거를 나더러 사라고 하면 안되지.
그래요. 할 수 없죠. 담에 자전거 구경하러 함 나올게요. 하고는 승촌보로 출발.
지도상으로는 집에서 승촌보까지 단거리로 17Km 정도 나오고
이리 저리 돌아 가서 대략 18Km에서 19Km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세정아웃렛 앞까지 광송간 도로 타고 가서 상무골프연습장 앞을 지나
천변 자전거길로 진입했다.
아이고~~~ 맞바람 죽인다. 하늘은 뿌옇게 미세먼지 많아 보이고...
브레이크 고쳐주지 못해 미안하다. 98년식 백상어야.
물통이라도 좀 달아야 되겠고, 물받이도 다 깨졌고, 타이어도 불안하고...
지난 번에 타이어 공기압이 좀 쎄서 엉덩이 많이 아팠는데
이번엔 적당히 공기압을 낮췄더니 한결 부드럽다.
그래도 긴 세월 고장 안 나고 잘 버텨줘 고맙다.
오늘도 잘 부탁해.
벌써 쉬는 게 좀 이상하지만 집에서 일반 시내 구간을 지나 오느라고 좀 지쳤거든.
오늘은 썬글라스도 제대로 써보고...
썬크림도 바른다고 발랐는데 집에 와서 보니 발갛게 달았다.
이런 무식한 놈.
승촌보까지 걍 논스탑으로 달려왔구만.
그 심한 앞바람에 거의 2시간 걸렸다.
오른쪽 무릎이 살살 시려온다. 너무 멀리 온겨.
사대강 사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전거길은 만들어줘서 고맙구만.
근데 만들라면 좀 제대로 만들어야지.
이걸 자전거길이라고... 참 내...
영산강...
철새들도 좀 있고...
니들은 AI 안 걸려나 보구나.
저기 가서 좀 쉬자.
언젠가 영산강 자전거길을 완주하는 날도 오겠지??? 올까???
백상어로는 어림 없고...
자전거 사달라고 하면 마눌님은 이렇게 말할 것이 뻔하다.
"하이고~~~ 자전거 겨우 두번 타고 자전거 타령이여~~~"
"자전거 세 번 타면 사람 잡겄네." ㅋㅋㅋㅋㅋ
근데 이 예상은 반은 빗나갔다. ㅎㅎ
나는 오디오질도 한다.
카메라질도 한다.
이제 자전거질도 할라고 한다.
골프질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할 것이 너무 많구나.
여기 천장에 작은 PA 스피커가 달려 있는데 공간이 넓으니 음악 소리가 참 부드럽고 울림이 좋다.
오됴쟁이들의 로망, 공간 되시겠다. 음 좋군.
공간이 좋다.
이런 집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연을 걸어 놓았는데 너무 이쁘구나.
공간과 빛의 흐름이 참 좋다.
영산강을 위해 니가 계속 수고 좀 해라.
사대강 사업 자랑질이다.
사업 전이 훨씬 낫구만 그래.
물길은 사업전 처럼 부드럽게 굽이쳐야 되는 것이여. 무식한 넘들아.
논의 곡선이 얼마나 아름답냐?
강 건너에 비닐하우스까지 싹 걷어 쫓아낸겨? 나쁜 넘들...
저 콘크리트 덩어리가 뭐 좋다고.
아무리 봐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조성된 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나무들도 아직 불안하다.
전망대에 쌍안경 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뭐 볼게 있어야지.
3층에 편의점이 있다.
맥주도 판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두시간을 맞바람 맞으며 초보 라이더가 고생 했으니 맥주 한 캔 상으로 줘도 된다.
돌아가는 길에 뒷바람 맞으며 신나게 달려가야 하는데 무릎이 시큰 거려 잘 될려나 모르겠다.
휴게 공간이 3층 한쪽 끝에 마련되어 있다.
음식물 취식 금지라고 되어 있는데 물과 맥주도 음식물 맞는겨?
그럼 앉아서 수다만 떨라고 만든 자린가보네. 음흠...
저 물은 돌아오는 길에 다리 건너다가 다리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다리 건널 때 마다 덜컹거리는 충격이 정말 썅 욕이 나올 지경이다.
자전거길을 만든 사람이 자전거 안 타보고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3~4cm 정도 두께의 고무판을 다리와 도로 사이 경계에 덮어 두었는데
자전거에 이 높이는 상당하다. 엉덩이 아픔의 주범인 것 같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뒷바람이 아니었으면 정말 힘들 뻔 했다.
무릎이 너무 아파~~~
한 방에 너무 많이 갔어~~~
무식하면 사지가 늘 고생인거여.
집에 돌아 오니 13:30 정도 되는군.
오는 길은 한시간 반 걸렸다.
백상어 고생했다. 근데 너 이제 그만 은퇴해라.
집에 와서 점심 먹으며 자전거 이야기를 마눌에게 했더니
"하이고~~~ 자전거 겨우 두 번 타고 잔차타령이여~~~"
여기 까지는 맞았는데
"그래 35만원짜리 자전거 사." 오잉???
최근에 공돈이 좀 생긴 것이 있는데 그걸로 자전거 사란다.
그래.
낼부터 중고 잔차 검색질 시작하는겨.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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