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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진짜 봄 봄 봄... 춘삼월 둘째 주말. 자전거 지름신.

삼월이라고 다 봄은 아니었다. - 2015.3.16

그래서 봄의 문턱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지난 주에는 꽃샘 추위도 있었고 눈도 내렸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는 진짜 봄날이 왔다고 할 수 있는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18도.

주말 지나 포스트 작성하는 월요일인 오늘은 22도. 

내일은 23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봄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갈수록 봄 가을이 없어진다고 하더니...

 

삼월 첫 주말에는 이틀간 140km.

지난 두번째 주말에는 이틀간 150km.

 

토요일에는 자전거를 새로 장만한 길동무와 함께 영산포 앙암정까지 다녀왔고,

일요일에는 역시 길동무와 함께 담양 죽녹원까지 가서 국수거리에서 점심을 하고 돌아왔다.

처음 장거리에 도전하는 길동무는 새 자전거 만큼이나 처음 나선 담양 방향의 길에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헤매기도 하고, 넘어져 무릎도 좀 까지고...

우여곡절 끝에 죽녹원을 원래 거리의 거의 10km 이상을 더 달려 찾아오는 

기막힌 라이딩을 하게 된, 참 기록적인 날이었다.

새 자전거에 아직 적응이 안된 탓일까...

아니면 새 자전거가 너무 잘 나가서 지나가면서 봤어야 할 이정표를 보지 못한 탓일까...

 

 



 

 

 

 

토요일 영산포 앙암정에서 바라본 영산포 방향의 영산강이다.

자전거 길에서 잠깐만 들어오면 이런 멋진 뷰 보인트가 있어서 좋은 이곳.

가야산 앙암정.

 

 



 

 

 

길동무의 새 자전거가 뒤에 있는 JARGER.

바퀴 27.5인치.

DEORE XT 급 구동계.

Rock Shock 포크.

샥을 잠그고 달리면 거의 1.5배 더 잘 나간다고...

내 자전거는 그런 느낌 거의 없었는데...

자전거 뽐뿌가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사진에서 좀 보일 것 같기도 한데

내 자전거의 안장이 좀 틀어져 있다.

코가 들창코가 되어 있는 것을 이날까지는 몰랐다.

길동무의 새 자전거가 없었더라면 이 문제를 언제까지 모르고 탔을지 알 수가 없다.

 

앙암정에서 간단히 쉬면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수다 떨다가

돌아오는 길에 승촌보 들러서 맥주 역시 한 모금.

 

이날 페북 친구를 길에서 지나쳤다.

자전거 세계여행을 준비중인 젊은 친구인데

가끔 자전거길에 빨간 페니어를 달고 달리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친구의 자전거였고

우연히 다른 자전거여행자의 페북을 통해 알게 되어 친추가 된 것인데

이 친구의 빨간 페니어를 승촌보에서 영산포 가는 길에 본 것이다.

 

이 친구는 인라인 타는 조카들과 함께 뚝방길에서 승촌보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나는 둔치 자전거길을 타고 영산포 방향으로 죽어라 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어~~~ 저 빨간 페니어. 하면서 그냥 지나치고 말았는데

이 친구가 페북에 그날 조카들과 함께 한 사진을 올려 덧들로 반가움을 전했다.

언젠가 같이 라이딩할 기회가 출국하기 전에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일요일에 길동무와 담양 죽녹원 가서 국수와 막걸리 한 잔 하기로 약속을 했었다.

나보다는 체력적으로 준비가 덜 되었을 것 같은 친구가 약간 먼저 출발하겠다고 했기에

나는 열시가 넘어 출발하고서 친구가 혹시 기다릴 시간이 생길까 하여

부지런히 페달질을 하고 있는데 

내가 첨단지구 끝 지점 쯤 지나가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길이 헷갈렸던 모양이다.

어디냐 했더니 무등경기장이 보인단다. ㅎㅎ

집에 일이 있어서 예상 보다 한 시간 가량 출발이 늦어졌다고 하면서

어디로 가야 되는 거냐고 묻는다.

 

2순환 도로 밑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다리 건넌 그 방향으로 바로 자전거 도로 타고 넘어가야 하는데

이 친구는 다리를 건너자 마자 집에서 오던 방향 그대로 광주천 북쪽 길을 따라 우회전 해서 올라 가버린 것.

그 길 입구에 자전거 출입금지 표식이 길 바닥에 분명히 있는데 말이지.

이 지점에서 이미 30여분 까먹은 셈이다.

어찌어찌 해서 시내 길을 뚫고 다시 자전거 길로 나왔다고 한다.

여기가 1차로 헤맨 지점이다.

1차라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가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출발도 나보다 30여분 늦은 데다가 잘 못된 길을 가는 바람에 또 30분 가량을 까먹었으니

나는 이 지점에 와서 거의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려 보기로 하고 느긋하게 주변 구경도 하고

핸드폰으로 인터넷도 좀 하고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한참 기다리니 축구 하던 사람들도 거의 다 돌아가고...

 

 



 

 

 

화장실 일 보러 쉬었다 가는 자전거들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심심하니 이런 저런 사진들도 찍어 보는데

웅덩이가 일부러 모양을 낸 것 같다.

좀 더 광각이었다면 어떤 모양인지 잘 담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저 현 위치에서 죽녹원까지는 7킬로 정도 남은 상황이다.

 

 

 

 

 

 

 

전체 주행 경로는 이렇다.

친구가 1차로 헤맨 경로가 경유2에서 경유1 방향으로 10분 정도 올라 가버린 것.

위 경로의 거리가 38km 가량 된다.

 

 

 



 

 

 

심심하니 별 걸 다 찍어 본다.

묘하게 조명이 좋았던 물체다.

 

이제 올 때가 되었는데...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자 전화를 해 봤더니... 오마이갓.

 

 

 

 

 

 

 

걱정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위 경로의 아랫 부분에 있는 ㄷ자 굽은 곳에서 또 길을 잃은 것이다.

영산강 지천으로 올라가서 다리를 건너 다시 영산강 본류로 되돌아와야 하는데

다리 건너 바로 우회전 해서 비포장 뚝방길을 타고 가버린 것이다.

1차 다리 건너 우회전했던 실수를 여기서 또 해버린 것이다.

내 이럴 것 같아서 미리 위 사진을 보내주고 조심하라고 알려 줬는데

열나게 달리느라 내 메세지를 못 봤단다. 

 

나는 윗부분 꺾어진 영산강이란 글자 있는 부근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여간 길을 잘 못 들어 농로를 타고 어찌어찌 죽녹원을 찾아 왔단다.

불쌍한 길동무.

이렇게 빙빙 돌아 죽녹원까지 주행 거리가 49킬로에 달했다니 참 대단하다.

거의 10키로를 돌아온 셈이다.

고생 많이 했다. 욕봤네. ㅎㅎ

 

 

 

 

 

 

 

결국 죽녹원 근처에서 국수거리 아래에서 만났고

시장국수집에 자리 잡고 앉아 돌아돌아 온 사연도 듣고

까진 무릎도 구경하고...

주문한 점심이 나오기 시작한다.

 

동동주 작은 것이 4천원, 큰 건 5천원.

그럼 당연히 큰 걸 시켜야지.

주문을 마치고 나니 쥔장이 다시 주문서를 가지고 온다. 

뭔가 불안하다 했더니 동동주 큰 병이 떨어졌단다.

그럼 그렇지.

천원 차이인데 다들 큰 병을 시키는 것은 당연하고 그게 먼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할 것 같은데

요즘 의심병이 든 국민 답게 큰 거 한 병 팔면 오천원 버는데

작은 거 한 병 팔면 분명 부족해서 한 병 더 시킬 것이기 때문에 8천원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치사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지만 

뭐 어쩌겠어. 그냥 시켜야지.

 

 



 

 

 

반찬은 이렇게 깔끔 딱 네 가지.

 

 



 

 

 

파전도 한 장 시켰고,

 

 



 

 

 

물국수도 각 한 그릇씩 시켰다.

 

우리는 결국 동동주를 한 병 더 시켜서 8천원어치를 마셔야 했으나

 

 



 

 

 

막걸리를 제외한 국수 두 그릇과 파전의 가격이 겨우 만삼천원.

총 21,000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에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ㅎㅎ

 

매번 이곳을 지날 때 마다 이 자리에 앉아 동동주에 국수를 먹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드디어 드림 컴 트루.

 

 



 

 

 

집에 가는 길이 무겁다.

이틀 연속 장거리가 겨우내 움츠러든 근육들에겐 아직 좀 무리인 듯 하다.

동동주 덕에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하고...

 

이 지점 이후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낚시하는 사람을 구경하면서 지나가려는데 

낚시대를 확 낚아채는 모습이 보였고

한 30미터 쯤 떨어진 물 위로 물고기가 펄떡이는 장관이 펼쳐져

우리는 자전거를 세우고 물고기 올라오는 모습을 구경했다.

올라온 고기는 상당히 큰 길이의 배스였다.

낚은 사람의 손맛이 멀리에서도 느껴지는데 참 부럽구만.

 

그러고서 한참을 더 내려왔더니 보가 설치된 부근에서

다른 사람이 또 큰 배스를 건져 올리고 있는 게 보이네.

영산강이 완전 배스 천지가 된 모양이다.

낚시하는 사람들은 재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트를 타고 낚시 하는 사람도 있었고...

 

 



 

 

 

 

동림 철교 아래에서 마지막 휴식하고 

친구가 1차로 길을 잃은 그 다리를 건너 각자 집으로 해산.

 

사진으로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자전거 크기 차이가 많이 난다.

내 자전거가 이렇게 작아 보일 수가 없었다.

 

자전거 업그레이드 하라는 지름신의 강림이 있는 주말이었다.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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