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들은 부드럽고 화사한 시절을 다 접고 들어갔고
이제 7월에 들어오니 여름 꽃들이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강렬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들에 핀 꽃들의 이름을 다 찾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집중 검색질로 기어이 찾나내고야 말리라.
주중에 마신 술의 흔적들 때문에 주말엔 자전거를 더 멀리 더 멀리 더 오래 타야한다는 생각에...
주말 날씨에 예민하게 주의가 집중된다.
아들이 스무살 생일을 맞았다.
성년이 된 것인데 성년을 기념할 만한 뭔가를 해주지는 못했다.
뭔가 빚을 진 기분이랄까...
용봉동에 집을 지은 지인의 집들이에 갔는데
우리 오디오 동호회에서 가장 폼나는 시스템을 가진 사람이다.
집도 좋고 기기도 좋고...
나도 집 짓고 싶다.
승촌보를 지나 영산포 방향으로 영산강 좌안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보통은 자전거길이 강 둔치를 따라 가도록 되어 있어서
강둑으로 올라서 달리게 되지 않는다.
늘 다니던 길을 다니기가 지겨워서 강둑길로 올라가 달려보기로 했는데
상당한 거리를 돌아가야 샛강을 건너는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장성에서 나주 혁신도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건너가는 곳이고
새로난 큰 다리 옆으로 지방도가 지나는 작은 다리가 있고 자전거는 여길 건너도록 되어 있다.
이 다리까지는 길이 깨끗하게 잘 포장되어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자 마자 공사중이다.
빗줄기에 패인 길을 포크레인이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간에 콘크리트 포장이 된 곳도 있었지만...
잠시 후 비포장이 나타난다.
음. 되려 반가운 걸.
저 키큰 나무 사이로 보이는 길이 자전거길이다.
샛강을 건너오는 길이다.
강둑에서 저 다리를 보니 느낌이 완전 다르고 멋지기까지 하다.
멀리 승촌보가 보인다.
나주 방향.
영산포까지는 대략 8km.
U 대회 때문인지 길 주변이 제초작업이 이루어져 있었다.
이 윗길로 달리는 것도 나름 운치 있는 것 같다.
오른쪽에는 야구장이 있다.
주말 아침에 동호인들이 많이 와서 야구를 즐긴다.
나주 공설 경기장 건너편에는 자전거 쉼터가 만들어져 있는데
아랫길로 다닐 때 그저 보고 지나친 곳이고
저런 곳에 뭐하러 쉼터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곳인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강 건너의 풍경이 이유를 설명해주기에 충분했다.
영산포 다 간 지점에 설치된 수문 위를 지나게 되는데
녹조가 가득한 똥물에 대형 어종들이 무리지어 뻐끔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런 똥물에도 큰 물고기가 사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무슨 어종인지는 멀어서 파악이 되지 않는다.
영산포 가면 늘 들러 먹을 거리를 사는 부영마트.
맥스가 All New로 새로 나왔는데 HOF 향이 진하다.
그런데 뒷맛이 별로.
첫 맛이 지속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7월 들어오면서 갑자기 많아진 범부채.
여름꽃 답게 강렬한 색상을 보여준다.
하늘은 붓으로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고...
범부채는 그 하늘 아래 강렬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거 참...
하늘을 자꾸만 찍게 되네.
사진 좋아하는 길동무와 같이 다니면
꽃이 있는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같은 사물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시각이 늘 즐겁게 한다.
대형 스파이더가 승촌보를 잡아먹는 듯.
정말 큰 거미였다.
꼬리조팝나무꽃.
핑크색이 어찌 이리도 이쁠꼬...
딱 승촌보 남단 아래에만 자라고 있는데
이 꽃도 지난 주까지만 해도 피지 않았었는데
역시 그냥 지나갈 수가 없게 만든다.
솜사탕이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
또 다른 길동무를 중간에 만나서 극락교 아래에서 시원한 음료 한 잔 나누며 남자들의 수다가 이어진다.
푸드트럭이 있어서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자전거 부품을 파는 가판 트럭도 있어서 자전거 정비도 가능하다.
내일은 자전거 셋이서 담양에 가서 국수에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해산.
토요일 저녁에 합격턱 얻어먹고 집에 가다가 들렀던 동네 카페. Darak.
예전부터 지나가면서 들여다 본 멋진 공간에 언젠가 한 번 들어가 볼 것이라고 하면서도
한 번도 와보지 못한 곳인데 길동무 덕에 들어왔다.
음악과 오디오를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멋진 카페에 오디오시스템까지 갖춘 이곳은
한방에 관심 대폭발을 일으켰다.
카페 분위기는 사진에서 보이는 딱 그대로의 따뜻한 느낌이다.
멋진 카페에 왔으면 당연 핸드드립 커피를 마셔야 한다.
두 가지 커피를 주문했는데 뭘 주문 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다음에 가서 복기를 해야 되겠군.
도자기 드리퍼를 쓴다.
잔도 너무 예쁘고...
드리퍼 웜업 중.
드립포트 위에는 온도계가 꽂혀 있었다.
첫번째 커피 드립 시작.
부풀어 오른 빵 처럼 잘 일어나고 있다.
빠르게 본 드립 시작.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온다.
두번째 커피.
핸드드립용으로 갈아서 그런지 입자가 거칠다.
집에 있는 원두를 갈 때 참고해야 되겠다.
곱게 가는 것이 장땡이 아니군.
역시 초벌 드립을 하고 부풀어 오른 다음...
맛있는 빵 같다. 아주 잘 구워낸 듯한...
1차 드립.
빠르게 본 드립.
와우~~~ 커피 너무 맛있다.
한 잔만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작은 잔 하나를 더 준다.
다른 카페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아주 좋은, 기분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된다.
예쁜 잔이 시선을 사로잡고
풍부한 커피향이 후각을 사로잡고
분명한 커피의 맛들이 마음까지 사로잡는
동네 카페. 다락.
오디오시스템이 정말 탐이 나고
저 스피커를 중고 장터에서 한참 뒤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자주 가게될 동네 단골 아지트로 영순위에 등극.
아~~주 좋아.
'Bicyc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마... 자전거 못 타는 주말... (0) | 2016.03.27 |
---|---|
담양 뚝방국수 (0) | 2016.03.27 |
기생초와 망초 세상 (0) | 2016.03.27 |
짙은 푸르름 (0) | 2016.03.27 |
세상에 이런 소나기는 처음 (0) | 2016.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