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자락에서는 주말 마다 비가 와서 못 나가고, - 2014.12.14
겨울이 되니 주말 마다 추워서 못 나가고, 눈 와서 못 나가고...
바빠서 주 중에는 절대 나갈 엄두도 못 내고...
하는 수 없이 집안에서 X-Bike라도 굴리고 있는 날이 늘어만 간다.
토요일인 어제는 집에서 영화 한 편 보면서 실내 자전거 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있었는데
이건 완전 길에서 한 다섯 시간은 있는 느낌의 지루함이란.
오늘 일요일은 햇살 가득한 것이 집 안에서 보면 완전 봄날 같아서
눈이 다 녹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워낙 오랜만이라 다소 무리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일단 나가 보자라는 생각으로 자전거 타이어 공기압 채우고,
체인에 기름칠 좀 하고... 오전 11시쯤 자전거 끌고 집을 나섰다.
그늘진 곳은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이런 곳 말고는 눈은 다 녹았고 물기 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날씨 하나는 쾌청이다.
겨울이니 오는 길은 뒷바람에 신나게 달려서 좀 덥다 싶을 정도.
아니 좀 많이 더웠다.
옷을 좀 두껍게 입은 탓이다.
영상 겨우 3도도 안되는 날씨니 따시게 입어야지.
자전거가 길에 나온 지 너무 오래 되어서 그런가?
살짝 삐진 듯한 모습.
그래도 잘 달려주는 듬직함이 있군.
추운 날씨 탓에 이곳에 지나 다니는 자전거의 수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자전거 보다 걷는 사람이 더 많더라.
승촌보 교각 뒤로 보이는 설산이 무등산.
중앙 아시아나 가야 볼 수 있는 설산을 여기서도 볼 수 있군.
설산은 자전저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던데...
무등산에 눈이 내리면 광주 사람들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고 한다.
날씨가 아니 기온이 겨우 영상 2~3도 밖에 안되니 그늘의 눈은 그대로 있다.
자전거가 열 대도 안된다.
날이 차가워 지니 사람들이 3층 휴게 공간에서 컵라면 먹는 일이 잦아졌다.
어떤 날은 컵라면 냄새가 좋다가도 대부분의 날은 컵라면 냄새는 역겹다.
사람들의 무개념도 싫고...
1층 입구 양 벽에는 종이배들이 빼곡히 들어 있다. 소원이 적혀 있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시즌이군.
우리집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없어진 지 아주 오래 되었다.
아이들이 크니 작은 재미가 하나씩 없어져 간다.
3층 올라 가는 데 엘리베이터 탈 일은 없는데 가끔씩 계단 문이 닫혀 있고
문 앞에 직원외 출입금지 이런 종이가 붙어 있어서
그런 날은 어쩔 수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근데 오늘은 어떤 라이더 한 명이 자전거를 끌고 3층 휴게 공간에 들어왔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 지...
자기 자전거만 소중한 모양이다.
그늘엔 여전히 눈.
추워서 여기서 컵라면 먹는 사람이 없다.
가을 까지는 바글바글하던 사람들이 한 명도 없다.
누군가 발자국을 남기고 싶을 그런 눈이다.
발자국이 없었더라면 내가 올라가서 내 발자국을 남기고 왔겠지.
줌으로 좀 확 땡겼으면 좋을 것 같은데 퐁캠은 줌을 하게 되면 입자가 완전 깨져서 말이지.
다리에 반사되는 햇살의 반영이 멋지다.
혁신도시에서 젤 높은 건물이 한전이다.
역광에 실루엣이 이뻐서 찍어봤는데 트리밍을 좀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 달리고 싶었는데 승촌보를 지나니 노면이 젖어서 하나도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이거 뭐여? 승촌보 넘어서는 눈이 많이 왔나 아니면 일조 조건이 완전히 달랐나?
2킬로도 더 가지 못하고 자전거를 돌려야 했다.
무지 아쉬움.
영산포까지 갈려고 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승촌보 소시지 점심이다. ㅎㅎ
따뜻한 물이 필요한데 따뜻한 뭔가는 없어서 할 수 없이 캔 하나.
차가 몇 대 없다.
그 많던 차가...
집에 오니 창밖에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이 너무 좋다.
EBS에서 풋루스를 하고 있어서 넋을 잃고 봤다.
날 안 좋아서 못 나가는 날 타는 실내 자전거가 거실에 나와 있다.
저거 타는 날이 없으면 좋겠다.
모처럼 즐거운 라이딩이었어.
이렇게 좋은 걸 겨울엔 자주 할 수 없으니 안타깝다
영하의 날씨만 아니면 자전거 타는 데 큰 무리가 없음을 확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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